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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학 공부/일본어

일본어 독학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나의 경험담.

우선 나의 어학 공부 범위는 영어와 일본어 밖에 되지 않는다. 그리고 영어와 일본어 중에서도 일본어는 독학으로 공부를 하면서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 공부를 시작한지 6개월만에 자유여행이 가능할 정도로 실력이 훅 늘었다.
 물론 시작할 때 히라가나와 기본 문형은 알고 있었지만, 체계적으로 기본 문법을 잡지 않은 상태로 몇 년을 방치한 상태로 거의 모른다고 봐도 무난했다.

그래서 나는 내가 어느 정도로 알고 있는지에 대한 자가진단이 필요했다.
 계속 공부를 시도했다 포기하기를 반복했고, 이것은 알지만 저것은 모른다. 하지만 어디서 시작해야 좋을까. 학원에 다니더라도 초급이 맞을까, 중급이 맞을까. 문법반을 듣는게 맞을까. 어디에도 답은 없었고, 특히나 시작할 때 당시에 살던 곳이 시내에서 16km 떨어진 곳이고, 개인 차로 이동해야 했으며, 월급도 매우 박봉이었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학원은 엄두도 나지 않았었다. 해도 인터넷 강의로나 들어야 했을까... 그런데 무작정 히라가나부터 강의를 듣자니 돈은 아깝고, 그렇다고 문법 강의나 다른 강의를 듣기에도 인터넷 강의는 매우 애매한 코스들이 많았다.
 그래도 이렇게 저렇게 검색하고 궁리도 하고 서점에 들러서 여러 책을 본 결과, 그래도 JLPT가 다른 공인 자격에 비해서 매우 쉬운 난이도부터 시작하기도 했고(N5) 혼자 독학하는데에 기본 체계를 잡고 정리를 한다는 점에 있어 한 권으로 끝나는 교재가 아닌 파트별로 나뉘어져 있는 N4레벨의 책부터 꼼꼼히 보기로 했다.

  1. 어휘
모든 언어는 단어에서부터 시작한다. 나는 게으른 편이라, 후반부에는 어휘력이 실력을 따라가지 못한다. 지금도 그렇다... 억지로 단어를 외우기에는 이제는 10대 중고등학교, 대학교를 다니던 시절만큼 시간대비 효율이 나지 않는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많이 쓰고, 히라가나로 어휘가 나온다면 한자로 바꿔본다던지, 한자가 나온다면 요미가나를 찾아서 쓴다.

N4 문법책이다. 어휘책이 아니다.

어차피 모국어 단어도 다 외우지도 못하고, 뜻도 다 알지 못 한다. 다만 모국어 단어 어휘력의 차이는 얼마나 많고 다양한 글(글자가 아니다.)을 접하고 사유(思惟)하는데 있냐-의 차이다. 하지만 다른 언어도 마찬가지이다. 내가 공부하는 언어의 다양하고 많은 글을 접할 수록, 공부하는 언어 어휘에 대한 접촉 빈도도 높아진다. 많이 사용하는 단어는 자연스럽게 습득하게 된다.
하지만 조금 더 노력을 하자고 한다면 본인의 공부법에 맞게 조금 더 접촉 빈도를 높이면 된다.

한자책. 음독과 훈독, 그리고 음독과 훈독 각각의 단어도 분류를 해서 한 번 씩 따로 적었다.

 

회사에서는 이런식으로 한자를 적어본다던가, 읽어본다던가 간단하게 테스트를 했다.

  2. 문법
문법의 경우에는 정말 기본부터 착실히 체계를 잘 잡아서 익혀두어야지, 학원에서 한 번 배웠다, 독학으로 책 많이 보고 문제 많이 풀었다, 저도 독학으로 공부 열심히 했는데 이 문장은 이런 것 같다-, 고 자만하며 두루뭉술하게 양만 채우는 독학러들을 여럿 보았다. 그런 사람들을 갱생시켜보려다가 홧병날 것 같아서 그만뒀다마는... 정말 기본 문법의 경우는 중요하다. 왜 제대로! 확실하지 않은 것을! 본인도 자신없으면서! 자신 없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두루뭉술하게 넘어가려고 하는지 나는 알 길이 없다.
사실 나는 독학을 하면서, 모르는 것, 헷갈리는 것을 정확하게 짚고 넘어가기 위해 여기저기 지도 편달을 해 줄 사람들(적어도 나보다 잘 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일본에서 유학을 하고 왔다던가, 현지에 거주하고 계신 분 등)에게 미리 독학을 할 예정이고, 이런 부분에서 모르는게 생기면 질문해도 되겠냐고 양해를 구해두었었다. 그래서 잘못된 것, 헷갈리는 것은 그 때마다 짚고 넘어갔었고, 정리를 하고 넘어갔었다. 후에 공부하면 할 수록 더욱 더 뼈저리게 느끼겠지만(지금 공부하고 있는 단계에서 나는 느끼고 있지만), 일본어는 기본 문법, 문형에서 조금 더 깊이 조금 더 깊이 들어가는 어학인 듯 하다. 굳이 영어랑 비교하자면 영어는 기본 문형(뼈대)에서 조금씩 살덩이를 붙여서 형태를 갖추는 소조의 느낌이라면, 일본어는 기본문형(뼈대)을 세우고 깎아내려서 형태를 만들어내는 조각의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그래서 배우면 배울수록 어려운 언어, 그리고 배우다가 멘붕오면 회복하기 힘든 언어가 우리말과 일본어이기도 하다.

줄줄 쓰여져 있는 것은 자기 방식대로 정리해놓으면 다시 보기에도 편하다.

  3. 듣기
나에게 있어서는 어학의 습득력을 쑥~ 올려주는 마법같은 파트다. 영어 TOEIC에서도 무려 2개월만에 (거의 공부 같은 건 안하고...하루에 6시간의 미드를 온라인 게임을 하며 들었다.) 100점을 단 번에 올린 파트기도 하다. 20대 초반 때부터 이렇게 (거의) 아무런 노력없이 점수를 얻은 파트라 나의 노하우를 모두에게 아낌없이 공개했는데, 사실 나 말고는 실천하는 이를 못 보았다.(따라서 이득 본 이도 못 보았다.) 일본어도 듣기의 이득을 톡톡히 보았는데, 사무실에서는 N4 시험문제를 시험문제부터 보기까지 받아쓰기를 하고, 집에가서는 K* 올* tv의 무료 애니메이션 시리즈를 하루에 5~6시간씩 봤다. 반복해서 보는 것도 아니고 그냥 봤다. 재미로. 그러다보니 N4 듣기 문제는 그냥... 만점받고... 독해도 만점받고... 여행가서도 딱히 회화에서도, 현지 다도수업 듣는데도 문제없고...
하지만 왜 듣기가 세번째로 나왔겠는가. 어휘와 문법의 기본 공부가 바탕이 되어있고, 받아쓰기 라는 듣기의 정확성을 위한 공부(라고 쓰고 훈련이라 읽는다)도 같이 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냥 재미로 보아도 듣기 공부가 되는 것이었다.
그렇다. 듣기는 무작정 듣는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 어학연수를 가기만 하면, 어학이 안 되어도 그 곳에 가면 자연스럽게 그 언어를 습득할 수 없다는 것은 모두들 알고 있을 것이다. 그 환경의 언어에 대한 기본은 있어야 하고, 자신이 어느 정도 캐치할 수 있는 언어의 기본 지식이 있어야 들리기 시작하고, 말도 할 수 있게 된다.

 

  4. 독해
사실 기본적인 어휘와 문법이 되어 있으니 N4, N3 정도의 독해까지는 그냥 무난해졌다. 그러다보니 JLPT 독해가 재미가 없어져서, 필사를 한 권 시작했는데 그게 유명한 생텍쥐베리의 어린왕자였다. 개인적으로 나는 글씨쓰는 것도 좋아하고, 내 글씨도 좋아하는 지라 취미생활이자 독해 공부로 매우 요긴했다.
이 방법은 독해 뿐만이 아니라 듣기 공부로도 매우 좋은 방법인데, 내가 알고 있는 상황이나 내용과 함께 공부하는 언어의 글을 읽거나 대사를 듣는 방법이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알고 있는 상황이나 내용에 글자와 대사가 겹쳐지면서 어휘의 의미를 유추하거나, 문형을 떠올리게 된다. 물론 그 내용이나 상황을 정확하게 이해하거나 떠올릴 수 있을 만큼은 머릿속에 있어야 하고, 드라마라면 주인공이 저 상황에서 이렇게 얘기했었지, 정도라면 더 좋을 것이다.(또한 일본의 경우 나이대나 직업, 사회적 위치에 따라서도 말투 자체가 달라지는 경우도 많으므로 드라마 캐릭터 등도 파악해서 듣는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결국엔 3일로 끝났고, 이 방법은 포기했다. 핑계같지만 하루에 이 한 페이지 빽빽이도 못 할 만큼 오른쪽 팔목 근육이 약하다.

5. 말하기
소리내어서 많이 읽기. 적어도 공부하면서 글자로 되어있는 모든 일본어는 소리내어서 안 읽어본 글자 없다. 많은 이들이, 들리는 게 많아지면 그것과 비례해서 말할 수 있는 것도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주입식으로 영어공부를 얼마나 오랫동안 하였는가. 하지만 당신은 당신이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영어로 말할 수 있는가. 일본어가 우리말과 어순이 똑같아도 똑같다.
되도록이면 큰소리로 자신있게 말하자. 단 당신이 히라가나를 막 뗀 노비스(초심자)라던가, 현지에 가서 부딪힐 때 라던가, 잘 못 되었을 때 바로 잡아줄 사람이 있을 때. 어느 정도 기본 문법도 아는 것 같고, 일본어가 들리기 시작하고, 그래서 무언가 일본어가 입에서 맴돌기 시작하는 시기라면 회화학원을 가거나, 조금만 돈을 투자해서 자신의 잘못 된 언어 습관을 바로잡아 줄 수 있는 곳으로 가자. 요즘 금전적 투자가 필요한 곳과 시간적 투자가 필요한 곳을 구분하지 못하거나, 투자에 인색하거나, 아니면 쉽게 얻으려고 하는 경향이 많다. 내가 실력이 어느정도 되니까~ 내가 어느정도 공부 했으니까~ 많이 말하다 보면 늘겠지, 그렇게 자만하고 얼렁뚱땅 넘어가다 더 고생하는 길로 간다.
이렇게 쓰고 있는 나는 지금 11개월 째 원어민 회화 주말반을 수강 중이다. 일주일에 원어민 앞에서 그것도 내 돈을 주고 3시간 밖에 없다는 게 아쉬워서, 기를 쓰고 말하다가 그만 말하라고 제지당한 적도 많다. 옮긴 학원에서는 그래도 전 학원보다 학생 수가 적기도 하고, 초반에는 다들 늦게 오는 편이길래 한시간 정도는 1:1 프리토킹 시간이어서 원없이 말을 했었는데. 요즘엔 자중하고 있다.

 그래서 말인데, 일본어 공부를 해볼까 마음먹은 이들이여.

어떻게 공부해야 될 지 모르겠고, 어떤 책이 좋은지 추천 좀 해주세요. 

다른 사람한테 백날 공부법을 교수받고 책을 추천받아봤자, 본인에게 맞는 공부법을 찾지 못하고, 꾸준히 실천하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Q. 만약 당신이 히라가나도 모른다면?
  A. 히라가나 부터 공부하세요. 사실 히라가나 관련된 컨텐츠는 인터넷에도 많이 있습니다. 사실 돈 주고 히라가나, 가타가나 컨텐츠만 실려 있는 책을 사기엔 돈이 너무 아깝습니다.
  Q. 히라가나는 읽을 줄 압니다. 다음 단계는?
  A1. 당신이 일본어 공부를 하는 목적은 무엇인가요. 취미? 업무상? 여행? 유학? 목적에 맞는 목표를 설정하고 그 과정에서 필요한 것이 뭔지 생각해 봅시다. 그리고 한 가지 주의했으면 하는 점은, 되도록이면 JLPT 등 시험이나 자격증이 목표가 되지 않았으면 하는 겁니다. 어디까지나 시험이나 자격증은 내 일본어가 무엇이 부족한지, 얼마 정도의 실력이 되었는지 중간 과정을 평가하는 과정으로 임하셨으면 합니다. 그럼 시험을 합격해야된다거나 몇 점의 점수를 따야한다던가-에 대한 압박 없이 공부 자체에 집중을 할 수 있거든요.
A2. 책은 큰 서점에 가서 여러가지 책을 보고, 이 책은 어떤 구성으로 되어 있는지, 또 저 책은 어떤 구성으로 되어 있는지를 직접 파악하세요. 그리고 이 책의 구성으로 나는 어떻게 공부해야겠다, 저 책의 구성으로는 나는 이렇게 공부를 할 수 있겠네, 등. 사실 무엇을 중점적으로 배울 수 있는지, 무엇을 배울 것인지는 개인의 관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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